새 이야기/내가 기르는 새들

자육을 못하는 금화조와 잘하는 금화조. (2009/01/24)

바두기59 2009. 1. 24. 10:36

 

 

 

 

 자육을 잘한다기에 먼길까지 달려가서 데려온 아이들이지만

첫산란은 윳가락 던지듯이 알을 둥지 밖으로 내던져버리더니

이번에는 힘들게 부화를 한 새끼들을 모이를 주지않아 굶겨죽였다.

 

이렇게 무책임한 어미새들이 있을까?

 

 

  며칠 전에 부화한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러 들어갈 생각은 안하고

횟대 위에서 노닥거리기에 설마하는 마음으로 둥지안을 살펴보니 새끼들의 움직임이 안보인다.

 

둥지안에 들어있는 새끼들을 꺼내보니 이미 1마리는 죽어있고

2마리는 미약한 꼬물거림만 보일 뿐 몸은  싸늘하게 식어있다.

 

죽은 새끼금화조의 털이 제일 많이 무성한 것으로 봐서 먼저 부화한 놈으로 여겨지고

나머지 2마리는 다음날에 부화한 새끼들 같은데 앙상한게 죽은 새끼의 모습을 보니

지금까지 어미새들이 새끼들을 품고만 있었지 먹이를 전혀 안준 것으로 여겨진다.

 

오랜 시간동안 십자매를 가모로 사용하여 금화조를 번식시키다보니

금화조는 산란은 잘하지만 포란을 안하며 힘들게 부화에 성공해도 새끼들에게 모이를 주는 법이 미숙하여

자육을 못하는 새로 알려져있다.

 

그러기에 자육 경험도 있고 새끼들도 훌륭하게 키워냈다는 어미들로 분양받아 온 것인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일단 죽은 아이는 휴지로 감싸놓고

차디차게 식은 2마리의 금화조 새끼들은 미약하게나마 움직임이 있어

핫팩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줫더니  얼마 후 반응이 나타난다.

아직은 생명의 끈을 놓기 싫어서일까?

 

마침 지난 15일에  점보금화조와 일반금화조를 짝으로 맺어준 쌍이 

서로 상애가 좋아 벌써 산란 중이기에 둥지 안에 있는 어미새를 쫓아내고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4개의 알 틈 사이로 살짝 새끼들을 집어 넣어줬다.

 

 

 

 자신들이 부화한 새끼가 아님을 눈치채고

어미새들이 새끼들을 죽이거나 둥지밖으로 꺼내 놓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신기하게도 숫놈인 점보금화조가 들어가더니 먹이를 토해 먹여주는 것이 아닌가?

 

분양해주신 분이 점보금화조는 일반금화조보다 자육을 잘한다고 하더니

아직 한번도 짝을 맺어 본 경험이 없는 놈인데 정말 기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PS : 다음날 아침에 보니 둥지밖 새장 바닥에 2마리의 새끼 모두 버려져있다.

       생명의 움직임이 없으니 어미새들이 이물질로 판단하고 꺼낸 것으로 보이며

       둥지 안에는 아침에 새로 낳았는지 알이 한개가 추가되어 5개가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