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야기/내가 기르는 새들

장애조가 되어버린 금화조 새끼들

바두기59 2009. 2. 24. 22:19

 

 

새들의 성장은 정말 빨라서

처음 데려왔을 때는 밤톨만하던 놈이

불과 일주일만에 솜털은 모두 벗고

어느 덧 자기 색을 갖추어나가기 시작한다.

 

 너무 약해보이고

혼자 키우면 외로울까 싶어  친구들을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으로 금화조 새끼들과 한곳에서 키운 것이 큰 실수였다.

 

이유식을 주려고보니

금화조들이 바닥에 웅크린 채

잘 움직이지를 못한다.

 

왜 그럴까?

아픈 것은 아닐까?

이유식으로 처음 키워보는

새들이라 조바심과 걱정이

우선 앞선다.

 

걸음걸이가 영 신통치않기에 한마리를 손 위에 올려

살펴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발가락들이 모두 잘리워져 나가있는 것이 아닌가?

 

 가끔씩 시끄럽게 울어대던

금화조 새끼의 울음소리를

그저 단순히 덩치큰 모란의 움직임때문에

우는 줄로만 알았는데....

 

 3마리의 금화조 새끼들

어느 한놈 성한 발가락을 가진 애가 없다.

 심지어 어떤 놈은

부러져 덜렁거리는

발가락을 메달고 있었으니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까 싶어 죄책감이 앞선다.

 

 

 급한 마음에

모란과 금화조 새끼들을 분리해

놓았지만

이미 망가져버린 발가락들이

원상태로 복구될리는 없을 일이다.

 

사육자의 무지때문에

3마리의 어린 금화조들은

평생을 장애조로 살아야 할 것이다.

 

 

 

 

 

부화후 40여일이 지나면서 검은색 부리가 빨갛게 물들고 완전한 성조의 모습을 갖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야성이 강해서인지 이유식으로 길렀어도 사람을 절대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숫놈 2마리와 암놈 1마리.... 

암놈은 모란앵무에 의해 발가락이 심하게 손상되어 횟대에 날아오르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바닥에서 생활을 한다.